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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강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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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파주기행>

시 읽기의 행복

나는 시와 독자 사이에 놓인 장애물을 본문에서 '시의 오적(五賊)'이라 이름붙여 밝혔지만 이 장애물을 걷어내기 위해 붓을 들기로 한 것이었다. 장애물을 하나하나 치워 내고 그 자리에 순정한 정서를 들여놓아 보기로 한 것이다. 시 읽기를 외갓집 가듯이 편한 마음으로 해보면서 그 길에 독자를 초대해 보기로 한 것이다. 나는 독자를 위해 시 읽기를 하면서 그만 행복에 빠져 무슨 헛소리 같은 탄사가 나오려는 것을 몇 번이고 참아야 했다. 시가 독자들이 생각하는 대로 거룩한 것이긴 해도 우리의 삶이나 말 바깥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것은 바닷가에도 있고 산속에도 있다는 것, 풍경에도 들어 있고 사람의 마음 안에도 들어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을 새삼스레 다져 보는 시 읽기였기에 행복이 저절로 붙어와 몸을 세워 내게 달겨들었다.

진주문인

진주문화연구소 기획으로 두 번째 원고를 쓰게 되었다. 첫 번째는 ≪진주 팔경≫이었고 두 번째는 ≪진주문인≫이다. ≪진주문인≫은 어떤 차례로 써야 할까? 진주문학 또는 진주문인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누구, 누구가 있으니 놀랍지 아니한가요?’하고 소개해 주는 책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문인들이 활동했던 역사를 쉽게 기술해 달라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출중한 문인에 거룩한 결실을 이룬 진주의 문학과 전통을 보여주는 것이 되면 책이 갖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되리라. 그러나 필자는 50여 년 시를 창작하고 가르치는 일에 매달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진주 문단이나 문인들에 대한 이해도도 약하고 그 이론적 비평적 넓이와 깊이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라 적이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필자는 필자가 바라보고 익혀온 주변을 필자 나름의 교양과 창작적 잣대로 근현대 진주문학의 흐름과 문인들을 20세기와 21세기 20년에 걸쳐서 기술해 보고자 한다. 진주의 문학은 1910년대 진주에서 발행된 ≪경남일보≫에 실린 ‘개화기소설’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나 실질로는 1920년대 한국 동인지 문단시대에 여명의 닻을 올린다고 볼 수 있다. 진주는 경상남도 수부도시의 역할을 수백 년 해온 역정이 있어서 지방신문의 효시라든가 형평운동의 온상이었다든가 농민운동의 출발지라든가 소년운동의 발상지라든가 하는 국중 기록이 다채한 터에 그중 소년운동의 발상에 때맞춘 소년운동 지도자의 지도와 아동문학이 연접하는 관계의 산물이라는 점이 주목되었다. 새싹회 멤버이자 진주 소년운동 지도자인 강영호가 진주 아동문학의 씨를 뿌린 것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진주는 1920년대 동인지 문단시대에 걸맞게 지방에서 처음으로 1928년 ≪신시단≫이라는 시잡지가 나오고 1940년대와 1950년대는 ≪영문≫이라는 문예지가, 1970년대 1980년대에는 ≪문예정신≫이라는 문예지가, 2011년에는 ≪시와 환상≫이라는 계간 시지가 각각 나옴으로써 20세기 진주는 중앙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진주 스스로의 텃밭에 문예지를 가지겠다는 각오로 문단이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거기다 그때그때 동인지들이 나와, 소그룹이 끊임없이 결성 되어 지면의 갈증 해소를 시도하고 있었다. 문인들이 전반적으로 사회운동이라는 큰 운동의 테두리 안에서 광복 이후는 우리나라 최초로 축제를 문인 연대로 만들어낸 점은 기록할 만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이 책에서 말하는 ‘진주문인’이라는 범위를 문학사 기술 편의상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정리했음을 밝힌다. 진주문인이란 첫째 진주에서 태어나 활동한 문인(주요 출향문인 포함), 둘째 진주에서 학교를 다닌 문인, 셋째 진주에서 직장을 다닌 문인, 넷째 진주 인근에서 활동한 사람으로 진주문학에 영향을 끼친 문인, 다섯째 진주지방 신문에 투고한 사람으로 우리나라 문학 사상 기초를 이룬 문인 등 다섯 조건을 충족시켜 주는 사람으로 제한했다. 개념이 모호한 대목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 범위로 정하고 기술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앞으로 이 책을 기울 기회가 올 때는 좀 더 보충된 자료로 지금의 미비점을 채워나갈까 한다. 독자 여러분의 채찍을 기다린다. - 머리말

파주기행

열여덟 번째 시집을 묶는다. 그 사이 선집은 세 권이니 통산 시집으로는 스물한 권째가 된다. 시를 챙기다 보니 확실히 시는 내 관심 가는 곳으로 가 있다. 지독한 편견이요 선택이다. 가치가 아니라 인생적 생태일 것이다. 2023년 4월 강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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