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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해외저자 > 소설

이름:우타노 쇼고 (歌野晶午)

국적:아시아 > 일본

출생:1961년, 일본 지바 현

직업: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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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세트] 밀실살인게임 +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 + 밀실살인게임 2.0 - 전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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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 (추천0,댓글0) 몽트뢰   2014-11-28 05:23



우타노 쇼고(歌野晶午) 지음 ★ 김성기 옮김 / 한스미디어 / 2005년12월26일 초판1쇄 발행


2004년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4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2위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는 소설은 참으로 교활하기 짝이 없는 제목을 가진 소설이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 권의 시집 같은 제목이 붙어 있는 이 소설은 추리작가 우타노 쇼고의 2003년 작품으로 2004년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4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2위라는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책의 마지막에 숨어있는 기발하다 못해 기가 막히는 반전에 황당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반전의 충격효과가 큰 만큼 이 소설은 내용 전체가 교묘하게 그 반전에 포커스를 맞춰서 짜여 있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 반전의 정체가 드러나면 아마도 내가 그랬듯이 대부분의 독자가 다시 앞의 내용들을 재확인하는 수고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소설의 단점 또한 이 반전에서 나온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독특한 식의 반전이 처음에는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강력하고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책장을 덮고 한참 지나서 생각해보면 반전이라기보다는 단지 작가의 말장난에 내 자신이 놀아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여기서 이 책의 핵심인 반전의 내용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그 유명한 『유주얼 서스펙트』의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망발처럼 독서의 의지를 완전히 끊어놓는 천인공노할 스포일러 살포 행위이기 때문에 그 반전이 도대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도록 하겠다. 다만, 반전이 생명인 소설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는 이 반전의 특성 상 절대로 영화나 드라마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해두고 싶다.


*   *   *


이 소설은 주인공이자 작품 속 화자인 나루세가 사쿠라라는 이름을 가진 정체불명의 여인과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우연히 지하철 선로에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하려던 사쿠라를 구해주게 된 나루세는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그녀와 얽히게 되고 고등학교 후배인 기요시가 헬스클럽에서 만나서 한눈에 반한 여성 아이코의 부탁으로 자신에게 어떤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면서 그의 나름대로 평온했던 일상은 점차 파란만장한 사건의 연속으로 변해간다.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는 지금 현시점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따라 진행되다가 책의 중간쯤부터는 주인공 나루세의 아주 오래된 과거 얘기가 한참 동안이나 나온다. 이 부분에서 과연 이런 과거지사가 사건 해결과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거야? 라는 의문을 품게 되는데 이 과거사건의 현재와의 인과관계 역시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밝혀진다. 이 책은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그렇듯이 마지막 부분에 모든 사건의 실체가 한꺼번에 드러나며 폭풍처럼 몰아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종반부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전개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초중반부에 일어나는 일들이 언뜻 보기에는 본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에는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결정적인 실마리로 작용하며 전체적인 구조가 거미줄처럼 치밀하게 얽혀있어야 한다. 이 작품도 나중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앞에서 나온 얘기들이 사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반전 자체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다소 무리하고 억지스럽게 설정된 부분도 있는 듯하다.


*   *   *


내게 반전이 돋보이는 추리소설을 세 개만 뽑아보라고 한다면 엘러리 퀸의 <Y의 비극>과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이중 최고를 고르라면 단연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다. (얘기 진행상 반전 내용을 공개해야겠다. 스포일러가 신경 쓰이는 사람은 다음 단락으로 건너뛰기 바란다.) 앞에 있는 두 작품의 반전도 정말 기가 막히지만, 마지막이 가까워 오면서 대강 눈치를 챌 수 있었다. 하지만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반전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에 ‘회색의 뇌세포’라 불리는 명탐점 에르큘 포와르가 범인을 지목하는 순간, 등골이 오싹하는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포와르가 지목한 범인은 1인칭 시점인 이 소설의 화자이자 사건 내내 포와르의 옆에서 조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던 의사 셰퍼드로 용의자 선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의 진행자를 교묘하게 범인으로 감추어 놓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기발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 소설이 발표된 직후, 지금까지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했던 주인공이 범인이라는 엄청난 반전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지만 그와 동시에 흥미를 끌기 위한 비열한 장치라는 이유를 들어 비난하는 목소리 역시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반전 또한 이처럼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는데, 나는 다른 모든 부분을 떠나서 일단은 뒤통수를 한 방 얻어맞은 것 같은 강한 충격을 독자에게 준다는 점에서 반전의 묘미를 맛보기에는 충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왠지 작가에서 속았다는 괘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   *   *


우타노 쇼고가 일본에서 2003년 발표한 초판과 2007년 발간된 새로운 버전의 일본판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표지를 보면 마치 시의 한 구절 같은 묘한 느낌의 제목과 어울리지만 어딘지 모르게 약간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이 소설의 장르가 추리소설이라는 사실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이 작품의 표지는 언뜻 보면 로맨스 소설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 예쁘게만 꾸며져 있다. 사전에 이 소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서점에 서서 책 내용을 뒤적여보지 않는다면 도저히 추리소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나는 책의 상품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선택하는데 표지가 하는 역할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표지만을 보고 책을 고르지는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책을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몇몇 사람들 위주로 표지를 두꺼운 하드커버의 양장으로 만드는 것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 속지의 활자 크기도 줄이고 종이의 질도 떨어뜨려서 책 자체의 가격을 내리자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직 책 한권의 가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싼 건 아니지만, 독서인구 운운하며 책을 읽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비판을 쏟아낼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이 책 가격에 관한 문제다. 쓸데없이 딱딱한 양장으로 포장하고 활자를 쉽게 눈에 들어오게 하는데 아무런 효과도 없는 코팅을 입히느라 책값을 올리는 것도 문제지만, 소설의 장르를 생각도 하지 않고 무조건 예쁜 표지로 꾸며 놓는 것 또한 분명히 문제가 있다. 책 읽는 즐거움은 예쁜 책 표지를 보고 부드러운 종이를 만지는데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책 안에 인쇄된 글자들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일 테니까.


2008/09/23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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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몽트뢰   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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