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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100원, 214권 펀딩 / 목표 금액 2,000,000원
<서로의 계절에 잠시>로 출간되었습니다. 
  • 2023-10-01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습니다.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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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숲의 끝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불안정하고 불투명하지만 그럼에도 반짝이던 시절,
지난 계절에서 벗어나 다가오는 계절을 맞이하는 여섯 편의 이야기


1년에 한 권 국내 작가들과 함께 엮어내는 ‘큐큐퀴어단편선’의 여섯 번째 책 《서로의 계절에 잠시》가 출간된다. 천선란, 이반지하, 오호두, 서장원, 정보라, 박선우 작가가 함께한 《서로의 계절에 잠시》에는 토닥이지 못한 지난 시절에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건네고 아직 당도하지 않은 세계를 향해 걸음을 내딛는 여섯 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검은 혀를 가진 코딧 사이에서 차별당하지 않고 살아남으려 붉은 혀를 검게 칠하는 지구인 ‘세실라’의 분투기 <검은 혀>(천선란), 숨 막히는 엄마와의 동거를 피해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흐르는 원어민과 교포들이 가득한 영어 캠프에 교사로 지원한 ‘제이’의 여름을 그린 <잉글리시 캠퍼>(이반지하), 노래하지 않는 박새 ‘모노’가 긴 모험 끝에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는 이야기 <모노의 봄>(오호두),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센터에서 만난 ‘수인’과 ‘나’의 특별한 수업을 담은 <흰 밤>(서장원), 동지 ‘강’의 죽음을 두고 그의 자취를 따라가는 <지향>(정보라), 갑자기 휴식기를 갖자는 애인의 결정을 ‘사랑의 방학’이라 부르며 극복해 보려 애를 쓰는 과정을 그린 <사랑의 방학>(박선우)이 수록되었다.


책 속에서


“너는 코딧이야. 너는 코딧이야. 너는 코딧이란다…….”
- 천선란, <검은 혀>


검은 혀를 가진 코딧 사이에서 살아남으려 혀를 검게 칠하는 지구인 ‘세실라’

-
종을 표기하지 않아도 지구인과 코딧은 피의 색이 다르다. 지구인은 가죽을 벗기면 붉겠지만, 코딧은 검다. 지구인의 피는 붉고, 코딧의 피는 검다. 그 선명한 차이는 입술과 혓바닥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입술은 언제나 갖은 색으로 감추어져 있다. 모두가 빨갛고, 노랗고, 검고, 파란 색깔을 입술에 덧칠한다. 입술은 가장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으로 다름을 감춘다. 그러니 그저 혓바닥 하나. 입을 여는 순간 지구인은 자신의 붉은 속살을 내비칠 수밖에 없다.


“쟤네 백인 아니고, 믹스야.”
- 이반지하, <잉글리시 캠퍼>


혐오와 차별의 에너지로 뜨거운 영어 캠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그의 잇새에서 새어 나온 프(F)— 소리는 애(A)— 소리를 지나, 기어이 단단한 트(T)— 소리로 마감되었다. 웬만해선 단어의 마지막 철자까지 정성 들여 발음하는 일이 없는 페드로였지만 이번만은 아니었다. FAT 소리가 완성되는 동안 그의 입가 근육은 슬로우모션이 걸린 스포츠음료 광고 모델의 미소처럼 느리고 아름답게 움직였다. 나는 아마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는 바로 헐거운 추리닝 바지 고무줄이 여전히 내 뱃살을 잘 붙들고 있는지, 고추장색 티셔츠 밖으로 굴곡이 생기진 않았는지를 빠르게 확인했다. 본능처럼 티셔츠 끝을 쭉 당겨 판판하게 만들고 재빨리 고개를 들자, 페드로는 아직 자신이 보낸 미소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단속하듯 한 번 더 입술을 단단히 말아 물고, 있는 힘껏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FAT 쪽에서 있는 힘껏 분리되어 페드로 쪽에 속하고 싶었다.


“숲의 끝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 오호두, <모노의 봄>


노래하지 않는 박새 ‘모노’가 자신의 모습을 찾아 떠나는 모험

-
모노는 도망쳤다. 디드는 새호리기에게 목덜미를 물리지 않은 새처럼 다시 노래했다. 그 노래는 멀어졌고 더 이어지지 못했다. 모노는 쌍둥이 계수나무에 간 일을 후회했다. 그러나 디드는 쌍둥이 계수나무에서 겁도 없이 춤추고 노래한 일을 후회하지 않았다. 모노는 궁금해졌다. 디드를 노래하게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 숲의 끝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나는 겪지 않아도 될 일을 너무 많이 겪은 것 같아요.”
- 서장원, <흰 밤>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수인’과 ‘나’의 특별한 수업

-
“저는 괜찮으니까 마음 편히 드셔도 돼요.”
나는 잠시 수인의 차분한 얼굴을 바라봤고, 가방에서 술병을 꺼내 잔에 조금 부었다. 테이블 위로 잠시 동안 알코올 냄새가 맴돌다 증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수인이 베트남에서 나고 자랐으려니 짐작하고 있었다. 발음이 좋지 않은 이유도, 이런 말을 무람없이 꺼내는 것도 한국의 말과 의례에 익숙지 않은 탓이라고 내 나름대로 이해한 것이다. 수인은 김이 오르는 머그잔을 양손으로 잡은 채 시선을 내리깔고 있었다. 나는 위스키를 탄 커피를 천천히 마셨다. 머리 위의 스피커에서 청명한 종소리가 삽입된 캐럴이 흘러나왔다.


“나와 강(杠)은 같이 데모하는 사이다.”
- 정보라, <지향>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은 동지 ‘강’, 죽음 후 선명해지는 그의 자취

-
나는 강이 지향했던 세상을 지향한다. 그것은 ‘지속성, 안정성, 확정된 의미를 약속하지 않는,’혹은 약속할 필요가 없는 미래이다. 아무런 약속이 없어도 강이 세상에 존재했던 시간은 의미를 가진다. 나는 그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다. 강이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은 지속하지 않고 미래가 없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다. 궁극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약속도 가질 수 없는 모든 존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엄할 수 있기를 나는 원한다. 그것이 강이 원한 세계이다.


“H와 나는 한 달 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박선우, <사랑의 방학>


커플에게 예고도 없이 찾아온 ‘사랑의 방학’

-
마지막으로 H를 꼭 끌어안은 채 잘 지내라고, 한 달 후에 보자고, 그동안 건강하라고 인사할 때만 해도 나는 내가 이 지경으로 무너져 내릴 줄 몰랐다. 손을 흔든 뒤 돌아서서 광화문역으로 향하는 동안만 해도 뭐, 그래, 서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1400일 넘게 무탈히 만났으니 한 달 정도는 휴지기를 가져봐도 좋겠지, 방학, 사랑의 방학이라고 하자, 러브 베케이션, 그리고 너도 나의 빈자리를 느껴봐야 소중함을 깨닫게 되겠지, 그래야 진정한 사랑에 눈뜨겠지, 라고 멋대로 낙관했으니까. 대로변에서 불어오는 밤바람에 셔츠 자락이 부드럽게 휘날리는 걸 느끼면서 묘하게 후련한 듯 조금은 설레기까지 했으니까.

목차


검은 혀 _ 천선란
잉글리시 캠퍼 _ 이반지하
모노의 봄 _ 오호두
흰 밤 _ 서장원
지향 _ 정보라
사랑의 방학 _ 박선우

지은이 : 천선란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 《노랜드》,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나인》, 중편소설 《랑과 나의 사막》, 연작소설 《이끼숲》 등이 있다.

작가의 말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타인의 세계를 너무 쉽게 이해하려 들지만 않으면 된다.


지은이 : 이반지하


산문집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속하지도 빠져나오지도 못했던
시간과 시절들을 위해.


지은이 : 오호두


단편소설 〈첫입〉을 쓰고, 《어쩌면 이상한 몸》 에 인터뷰어로 참여했다.

작가의 말
박새를 좋아하면서부터는 흔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박새처럼 작은 존재들이 살아가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야기해 보았다.


지은이 : 서장원


소설집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작가의 말
두 사람을 응원하면서 썼지만, 사실 두 사람은 제 응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응원을 받은 사람은 저라는 사실도요. 책을 읽는 여러분께도 이 소설이 미약하게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은이 : 정보라


소설집 《저주토끼》, 《아무도 모를 것이다》, 《여자들의 왕》, 장편소설 《붉은 칼》,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삶의 경험은 어쨌든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플라토노프의 표현을 응용하자면 살아온 시간을 몸 안에 간직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르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존재의 방식은 사람마다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다양성은 인류라는 생 물종의 근본적인 특징이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지은이 : 박선우


소설집 《우리는 같은 곳에서》, 《햇빛 기다리기》가 있다.

작가의 말
요즘 나는 하나의 시절이 끝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고 있음을 느낀다.


도서 정보




도서명: <서로의 계절에 잠시>
주제 분류: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지은이: 천선란, 이반지하, 오호두, 서장원, 정보라, 박선우
출판사: 큐큐
판형: 135×200mm / 반양장(무선제본) / 208쪽
정가: 13,500원
출간일: 2023년 10월 25일 (예상)

* 표지, 차례, 본문 이미지 등은 최종 편집 과정에서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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