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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권혁웅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7년, 대한민국 충주

직업:시인 문학평론가

최근작
2024년 2월 <세계문학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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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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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공간은 텅 빈 곳이다. 근대인은 공간을 무한하게 펼쳐진 균질적인 허공이라고 상상했다. 공간은 종착지(목적)도 없고 출발지(동기)도 없는 삼차원의 지옥이다. 거기 사람이 서서 앞뒤와 좌우와 위아래를 둘러볼 때 비로소 공간은 장소가 된다. 장소가 있다는 것은 ‘나’가 거기에 있다는 뜻이지만, 반드시 거기에는 ‘너’가 와야 한다. 네가 없으면 장소는 맞세운 거울처럼 나만을 되비추는 동일성의 연옥으로 바뀐다. 너와 나 사이에서 유한한 삶이, 하지만 유한해서 아름다운 그런 삶이 시작된다. 류성훈의 이 책은 그런 장소들 중 몇몇을 독자에게 펼쳐 보인다. 이곳에는 기쁨에서 슬픔까지, 후회에서 감탄까지 연속되는 감정의 환등상이 있고, 유년과 청년과 중년을 겹쳐 읽는 기억의 독순술이 있으며, 말한 것과 말하고 싶은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이 서로의 배음을 이루는 욕망의 복화술이 있다. 시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한 재능있는 시인의 시작 노트를 읽는 일이 될 것이며, 삶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생활과 생명과 생각이 태어나고 영위되는 현장을 경험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제국주의자들이 지리학으로 세상을 정복해야 할 영토로 만들고 정치가들이 지정학으로 세상을 싸움터로 만드는 동안, 이 시인은 심상지리학으로 세상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들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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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고광이의 시는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보르헤스)을 닮았다. 시 속에서 시인이 걷는 길이 곧 시행詩行인데, 그의 시는 자연 쪽으로 한 길을 내고 사람들 쪽으로 한 길을 낸다. 자연으로 난 길은 산으로 가는 길과 바다로 가는 길로 나뉘고, 사람들에게 난 길은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과 아내를 만나러 가는 길로 나뉜다. 산의 시편들에서 그는 “캐니언” 앞에서 “부서진 이판암 조각” 같은 인간을 만난다. 단독자의 감각, 겸손, 찬탄(……)이 산 시편들에서 배어 나온다. 바다 시편들에서 그는 불굴의 의지를 지닌 신인神人이다. 태평양을 건너와 이역만리에 보금자리를 꾸린 삶의 이력이 그를 단련시켰다. 어머니 시편에서 그는 시간이 그에게서 뺏어 간 목록들을 적는다. 그러나 그것은 상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는 그리움의 원천으로 끊임없이 나를 호명하고 있으니까. 아내 시편은 지금 그에게 있는 다정과 다감에 대한 고백이다. 이 네 가지 길은 다시 나무와 꽃과 돌멩이와 사계四季로, 파도와 물고기와 자본주의로, 유년과 노년으로, 아이와 “에덴”과 “서쪽”으로 끝없이 퍼져 나간다. 그는 모든 길을 걸어 세상 전체를 그려 보이려 한다. 그의 몸이 세상을 편력하는 컴퍼스의 다리라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다리, 그러니까 중심이 된 다리는 단연코 아내일 것이다. 아름다워라, 그가 시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스위트 홈의 따스한 불빛이 그를 반길 것이다.
3.
사랑의 발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집에는 과장이나 들뜸이 없다. 이토록 단정한 문장들로 이토록 들끓는 정념을 말하는 것도 놀랍다. 입을 막아도 울음은 소리 없이 새어 나오고 숨을 죽여도 어깨는 고요히 흔들린다. 이 시집으로 인해 우리는 상대를 눈앞에 둔 사랑이 아니라 없는 상대가 있는, 곧 부재로써 현전하는 사랑을 알게 되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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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서 유를 낳고, 상실과 부재에서 삶과 사랑을 도출하는 일을 나는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자궁을 갖게 된 내력이다. 기원은 이처럼 사라짐으로써, 사라짐으로써만 세상을 낳는다. 자궁은 없는 기원이자 생산의 역량이다. 이제 도처에서 자궁이 출현한다. “구멍에서 태어나 구멍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 시를 쓰는 일도 자궁의 일 가운데 하나다. 시인은 “구멍에서 태어나 구멍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로 시작하는 그런 詩를”(「0편」) 계속해서 쓰리라. 그것이 시인 여정의 여정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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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의 초입에 이런 현수막 하나 붙어 있어도 좋겠다. 초록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Green World). 식물적 상상력이라고 부르면 우리는 즉각 수동태, 정물화, 정적, 고전주의, 수난으로서의 가족사…… 같은 것을 떠올린다. 이 시집의 식물성은 그런 것이 아니다. 능동태, 변신담, 웅성거림, 사실주의, 대긍정의 자연사…… 같은 것이 여기에는 있다. 마른 화분 속의 흙이 “제 몸의 물기를 모두 짜서 작은 식물에게 먹”(?흙의 건축 2?)인다 했으니 능동태로 전환된 역량이요, 버려진 포도 알이 “달디단” 빙과(?빙과(氷果)?)로, 사과가 “햇살 통조림”(?햇살 통조림?)으로 몸을 바꾸었으니 변신 이야기이며, “잎 많은 것들은 말도 많아”(?몇 겹의 끈?)서 시집 전체가 유쾌한 소음으로 가득 차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찬 방앗간인 내 심장을 자연이 “재로 돌리는 방아”(?심장에 바친다?)로 바꿀 준비를 하고 있으니 냉정한 사실의 세계이기도 하며, 다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후의 내 몸이 “개미 땅거미 배추벌레 노래기 짚신벌레” “다 받아”(?몸으로 산다는 것은?) 줄 것임을 알고 있으니 대긍정의 역사다. 나는 삶과 죽음이 이처럼 퀸사이즈 침대에서 함께 자고 일어나고 밥 먹고 사는 시의 집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쓸쓸하지만 상쾌하고 일상적이지만 장엄하다. 흥, 시인은 이런 멋진 집을 짓느라 독자를 오래 기다리게 했구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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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오랫동안 유비는 연합이나 동거의 다른 이름이었다. 한 삶과 다른 삶이, 이 사람과 저 사람이, 이 사물과 그 사람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는 일이 유비의 소임이었기 때문이다. 이병승도 유비의 시인이다. 그는 세상이 연민의 그물로 촘촘하게 짜여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시가 하나의 그물코로서 그런 연대의 일부를 이룬다고 느낀다. 그는 자주 이런 말을 중얼거린다. “아버지도 그랬을 테지”(「아버지의 수첩」).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유비가 아니라 타인의 마음과 뜻을 미루어 받아들이는 유비라고 하면 될까? 그의 시는 과장 없이도 ‘겸손’하고, 그의 마음은 감상 없이도 ‘경외’로 가득하며,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은 수식 없이도 ‘경이’롭다. “죽겠다고 제초제를 먹고 제 손으로 구급차를 부른 형”이나 “늙으면 죽어야지 죽어야지 하면서도/고기반찬 없으면 삐지는 할머니”(「까닭 없이도 끄떡없이 산다」)도 이 ‘겨’자 돌림 대가족의 구성원이다. 나도 슬그머니 그 한구석에 끼고 싶다. 이병승 시인도 그랬을 테지, 하면서.
7.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흉노의 선우(單于) 두만이 태자 묵돌보다 애첩에게서 얻은 아들을 총애했다. 계략을 꾸며 묵돌을 죽이려 했는데, 실패하자 할 수 없이 수하 장수로 삼았다. 묵돌이 부하들에게 영을 내려 자신이 명적(鳴鏑) 즉 소리 내는 화살을 쏘면 같은 표적을 향해 화살을 날리게 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말을 쏘고, 그 다음에는 자신의 애첩을 쏘아 따르지 않는 부하를 모두 죽였다. 부하들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게 되자 두만을 향해 명적을 날려 아비를 고슴도치로 만들고 왕이 되었다. 명적의 유래다. 묵돌의 명적에는 살부(殺父)와 권력에의 탐욕이 묻어 있지만, 홍은택의 명적에는 그대를 향한 그리움이 묻어 있다. 내 촘촘한 그리움으로 인해 그대는 고슴도치가 되리라. 그래서 나는 그대를 안을 수 없으리라. 이 시집은 그 두 중심(나와 그대)을 잇는 그리움을 주조음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그 궤도는 일직선이 아니라 꼬불꼬불하다. 방황이 길수록 그리움의 넓이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1부가 공(空)의 언어로 적힌 것도 그리움이란 게 본래 없는 대상을 품고 있기 때문이며, 2부가 여행시편의 형식을 띤 것도 그것의 강역이 방황하는 자를 척도로 삼았기 때문이다. 3부는 상처와 흉터 사이에서 적혔고(그리움이 그 둘 중 하나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4부는 처음부터 네가 도처에 있다고 선언한다. 그 길을 모두 주파하고 나서야 우리는 깨닫는다. 도처에 있는 것은 사실 아무 곳에도 없는 것이다. 아무 곳에도 없으므로 내 그리움은 실체를 얻지 못할 것이다. 실체를 얻을 수 없으므로 그리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4부를 읽고 나면 우리는 다시 1부로 돌아온다. 시인이 공들여 잇대어놓은 이 원환(圓環)은 슬프고 아름답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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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시에는 시 자체의 역량이 있으며, 이것이 불변자 곧 변치 않는 자질이 되어야 한다. 이수명은 오랫동안 이 역량을 믿어왔고 탐색해왔다. 이수명의 시가 소개하는 이상한 시공간은 바로 이 불변하는 시의 역량에서 도출되는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이수명에게 고유한 시작법이란 없다. 각각의 시들이 해설이 담당할 말들을 설명이 아닌 방식으로 되돌려놓았다. 숨은 것은, 아니 숨겨진 것은 없다. 전부 숨은 채로 드러나 있다.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이해해도 시는 더한 역량을 발휘한다. 시 자체의 역량이 불변하기 때문이다. 시는 멈추지 않는다.
9.
이것을 실재계의 서정이라고 부르면 될까? 어떤 간절함도 그것에 걸맞은 언어를 갖지 못할 때, 어떤 고백도 대상에 가닿지 못하고 발치에 부스러져 쌓일 때, 한마디로 모든 시어들이 제 무능을 현시할 때, 바로 그때서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진심(眞心)을 이렇게 부르면 될까? 장승리가 구축한 세계는 아프고 쓸쓸하지만 그 통증과 고독은 기꺼이 떠맡을 만한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어떤 일그러짐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아니, 그 일그러짐의 미분과 적분이 아름다움이다. 실로 미학이 감성학의 다른 이름임을, 미란 무엇보다도 먼저 강렬함의 표현이라는 것을 장승리의 시는 웅변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고쳐 말해야 한다. 장승리의 시는 아프지만(아파서) 간절하고 쓸쓸하지만(쓸쓸해서) 다정하다.
10.
  • 귀족 예절론 - 박상수 비평집 
  • 박상수 (지은이) | 문예중앙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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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 세일즈포인트 :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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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시는 다정하면서도 황홀하고 박상수의 비평은 섬세하면서도 엄정하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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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시집이다. 책장 어디를 펼쳐도 캄캄하다. 왜인가? “출입구 없는 맹토(盲土)”인 이 세계를 벗어나려면 버려지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삶의 난장을 바닥까지 디디고서야, 그 모든 캄캄함에 닿아야 “버림받은 찌꺼기들 품어 안는 칠흑 슬픔” 하나로 태초이거나 종말인 카오스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안진 시인에게 초월은 헛된 가상이며, 현재(present)는 잘못 배달된 선물(present)이다. 이것이 시집에 무수한 소리은유(동음이의어와 유음이의어들을 활용한 말장난)들을 심어놓는다. 우리는 세계를 뒤틀 수는 없으나 말을 뒤틂으로써 적어도 그것의 상징질서를 뒤틀 수는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은유가 강제하는 질서에서 벗어나, “궤도탈출”의 여정에 오를 수 있다. “내 발길”만이 “길이 된다.” 이것은 불가역적이다. 길이 발을 품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발이 길을 품은 것이다. 길발이 아니라 발길이니까. 그렇게 “맨 발바닥이 만들어가는” “검은 파라다이스”가 있다. “걸어서 에덴까지” 이르는 길 하나가 시집의 행간 사이로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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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魅惑)이란 도깨비에게 홀린다는 뜻이니 『매혹의 지도』란 이매망량의 출몰을 기록한 다큐멘터리겠다. 왜 시인은 “대상과의 깊은 교유는 곧 귀신을 만나는 일”(시인의 말)이라 적었을까? 첫째, 어떤 감각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통합한다. “토막 난 철삿줄”이 “숨이 멎을 때까지 버둥거렸을/끝이 뾰족한 한 생애”(모태)인 이유다. 그러니 이 지도는 축척이 자유로운 지도. 둘째, 언어가 가닿지 못하는 어떤 절묘가 있다. “말의 머리를 비틀어 슬그머니 말을 넘어서는 당신의 수사학”(뱀 이야기)이란 손으로 잡아챈 명료가 아니라 손가락 끝으로 가리킨 신비다. 그러니 이 지도의 요철은 신출귀몰의 결과. 셋째, 한 마음이 다른 마음 위에 누울 때 생기는 어떤 지극함이 있다. “꽃잎”이 나누어 가진 “태양의 마음”(비상구)처럼, 복리이자처럼 증식하는 이심전심이다. 그러니 이 지도의 등고선은 마음의 심산유곡. 감각과 수사와 서정이 경계 없이 펼쳐져 있으니, 실로 매혹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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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사랑의 형식은 남아 있는데 ‘그대’가 부재한 상황을 외로움이라 부르고, ‘그대’는 있는데 사랑의 강도(强度)가 약화된 상태를 쓸쓸함이라 부른다. 외로움이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마음이 옥죄어 드는 걸 보니 사랑이 흐르기에 우리 마음은 너무 좁은 도관이구나. 옛날에는 동쪽에서 그를 기다렸는데 “지금은 세상 전부가 서부”로구나. 쓸쓸함이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는 계단의 위아래에 걸친 스위치 같아서 켜지고 꺼지는 게 서로 달랐다고. “그녀가 명중시키고 싶은 것들은 모두/ 허공에 떠 있었다”라고. 우리가 최문자 시인의 시에서 발견하는 것은 이런 사랑이다. 사랑은 어떤 착란과 흔적 속에 저 자신을 아로새기지만, 사실은 그런 엇갈림만이 충만했던 한때를 보존할 수 있다. 단절이 있어야 기억이 시작되는 법이니까. 시인은 이 시집에서 그렇게 동그랗게 모인 사랑을, 유혹이자 참회이고 열정의 표상이자 눈물의 결실인 사과 한 알을 우리에게 건넨다. 우리가 인류 최초의 부부라도 되는 듯이, 세상의 멸망을 기다리는 철학자와 아비의 화살을 앞에 둔 딸 혹은 못된 행상인에게 속은 공주라도 되는 듯이, 상상력의 대가인 어느 사과회사 사장이라도 되는 듯이. 다시 말해 우리가 사랑에 빠진 그 모든 장삼이사, 남녀노소라는 듯이.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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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계(界)에 들기 위한 패스포트 혹은 진수미 사용 설명서. 첫째, 비몽(非夢)과 사몽(思夢)의 접경에 들기. 그러기 위해서는 백스페이스키와 엔터키를 동시에 쳐야 합니다. 그 나라의 초입에는 “모그y”가 서 있고 그 들에는 “Image”가 거꾸로 흐르며 그곳의 아이들은 밤에만 자라죠. 둘째, 다른 존재자의 언어를 이해하기. 이를테면 무릎에 앉은 짐승을 쓰다듬으며 너는 “수미냐옹?” 하고 물으면 수미 언냐는 “쁘ㅎ아-질”이라 대답할 걸요. 장롱은 여성명사이고 쪼개진 수박은 스너프 필름이에요. 셋째, 모든 요일이 “달의 요일”이니 달거리와 생일을 전부 기념하기. 엄마가 쏟은 핏덩이 가운데 형체를 갖춘 게 나였으니까요. 넷째, 모든 것이 징조임을 잊지 않기. 오늘도 단수를 알리는 관리 사무소의 예고 방송이 선지자의 목소리로 들려요. 다섯째, 이 우주를 감싸고 있는 겹겹의 당신을 이해하기. 내 목젖에 매달린 혹은 내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당신이 곧 이 세계의 가두리니까. 이로써 이 나라가 망설임과 단호함을 동시에 품은 몽상이고 작은 이웃들의 언어를 받아 적는 사랑이고 생산하는 자연의 아마존이고 일상과 초월을 구별하지 않는 에피파니이자 다른 차원을 꿈꾸는 고백의 나라임을 알게 될 겁니다. 그러니 이 시집에는 반품이나 애프터서비스가 없습니다. 이상해 보이는 바로 그곳이 이 나라에 들어가는 입구거든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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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종대(縱隊)로 오는 시가 있고 횡대(橫隊)로 오는 시가 있다. 최초의 생각과 느낌을 궁굴리고 가지 쳐서 마지막에 이르는 시가 종대의 시라면, 생각의 드난살이와 느낌의 신출귀몰을 일렬로 세워 파도처럼 거듭해서 밀어붙이는 시가 횡대의 시다. 최승철의 시는 후자다. 첫 번째 열(列)은 고백들. 맨몸으로 세계와 부딪쳐서 깨지고 피 흘리는 보병들. 두 번째 열은 성찰들. 뒤에서 세계를 향해 촌철의 잠언을 쏘아대는 궁병들. 세 번째 열은 서사들. 빠르게 세계의 빈 곳을 향해 진입하는 기병들. 이제 끝인가 싶으면, 아예 인해전술 쓴다던 중공군처럼 막무가내로 쏟아져 나오는 시행들. 중간중간에 창들(“///”)을 들고. 이것이 최승철의 서법(敍法)이자 진법(陣法)이다. 어느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게 없다.
16.
기호가 촘촘하게 덮고 있는 표면을 우리는 세계라 부른다. 센티멘털은 기호가 작동하지 않는 지점, 곧 세계 너머를 표시한다. 센티멘털은 기호의 잔여물이다. [……] 이 잔여물들은 기호의 무능을 표시하고, 흔적이나 사라짐으로 현존을 표시하며, 있는 그대로의 타자가 우리의 현존에 구성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표시한다. 상징화, 기표화가 불가능한 지점이 세계의 모든 해변이다. 따라서 이 시인의 센티멘털은 세계의 모든 해변을 접수하려는 시적 전략에 가깝다. 우리가 기댄 표상, 우리가 추방한 표상, 나아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표상인 인형, 유령, 동물들이 저 바다에서 온다. 괴물 상륙 작전이다. 센티멘털은 이 작전의 코드네임인 셈이다. 이제 세계의 모든 해변에서 상륙 작전이 시작된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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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는 윤동주, 기형도와 함께 영원한 청년시인이다. 그의 주역시편이 패배를 예찬하는 까닭, “그 많은 실패들이 다정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패배’를 더는 모르는 불행을!”(「‘패배’라는 말」) 이것은 불행이 자유의지로 선택한 패배의 최종적인 국면이라면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너는 네 배후로 불굴의 패배를 부양하는구나 패배를 배우지 못한 것들이 거들먹거린다.”(「잎과 열매」) 이것은 패배하겠다는 의지야말로 진정한 자유의지임을 말한다. “모든 실패는 어리고 순진하다.”(「서쪽」) 이것은 실패에만 순수한 최초의 자유의지가 깃들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과 그것의 집적만이 운명을 만들어낸다. 점쟁이들은 이 운명이 시간을 복속하고 있다고 가르친다. 시간을 지배하는 운명은 가장 타락한 형태의 결정론이다. 주역의 속화된 가르침을 깨고, 주역의 안팎에서 세계의 모습을 세우기 위해서 시인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의지를, 그것도 순수한 실패에 대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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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은 모든 무의미의 진정한 의미를 안다. “목적이 없다는 것은 얼마나 순정한 실천가의 자세인지.” 그의 문장이 자주 최초의 의도를 잃고 무한한 길을 따라가는 듯 보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세계를 그것의 표현인 언어와 동일시하는 이 전략은 키키와 같은 작은 존재자들의 언어를 온전히 받아 안으려는 의도에서 수립된 전략이다. 우리는 흔히 이런 태도에 낭만주의라는 이름을 붙이지만, 김산의 시는 그 이름마저 벗어 버리려 들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이것을 배워야 할 까닭도 이유도?없다. 여기까지 읽고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면 얼른 페이지를 넘길 것을 권유한다.” 이건 쿨한 자세가 아니라 진정한 실천가의 자세다. 페이지를 ‘읽으라’는 요청과 ‘읽어야 한다’는 당위까지 넘어서야, 진정한 무의미의 의미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19.
여기, 소녀와 여자와 노파가 동거하는 한 사람이 있다. 순수한 소녀와 유혹적인 팜므 파탈과 쿠마이의 무녀가 한 몸을 나눠 쓰는 삼두인(三頭人)이다. 당신이 매혹적인 그녀에게 반해 그녀 마음에 입장한다면, 당신은 “누구세요?”라고 묻는 겁먹은 표정의 한 아이를, 그 다음에는 모든 사랑의 끝자리를 예언하는 무녀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혜미의 시는 청춘과 노년이 번갈아 출현하는 마트로시카이자, 불사(사랑의 성격이 반드시 그러하다)와 탄로(그러나 그 사랑은 뒤돌아볼 때에만 완성된다)가 서로를 마주보는 ‘어비목(魚比目)’이다. 한 순정한 사랑이 제 자신의 아득한 끝을 미리 당겨서 배경으로 펼쳐두었고, 그 배경에서 손대면 바스라져 사라질 열락의 한 순간을 잡아냈다. 환하고 쓸쓸한 시집이다.
20.
  • 횡단 - 이수명 시론집 
  • 이수명 (지은이) | 문예중앙 | 2011년 5월
  • 18,000원 → 16,200 (10%할인), 마일리지 900원 (5% 적립)
  • (5) | 세일즈포인트 : 247
이 책은 시론(詩論)이다. 시인 스스로의 시와 시 쓰기를 본질적으로 검토한 글에서부터 당대의 시와 시 쓰기에 대한 비평적 개입까지 흥미로운 글들로 빼곡하다. 책 이름을 ‘횡단’이라 지은 것은 동시대의 시와 시인, 예술 일반에 대한 시인의 연대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은 시적인 것의 본질을 가로지르는 ‘1부 횡단’ 종적인 문학사가 아니라 연대의 문학사 기술을 시도한 ‘2부 횡선’ 동시대 시인들과 연대를 보여주는 ‘3부 횡보’ 몇몇 아름다운 텍스트에 대해 깊이 읽기를 시도한 ‘4부 선회’ 현대 예술가들에 대한 예술론을 통해 연대 의식의 확장을 시도한 ‘5부 횡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동시대 시와 시인, 예술에 대한 저자의 깊은 우정과 연대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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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어떻게 사건이 되는가? 시간의 손아귀에서 가뭇없이 바스러져 사라지는 그것이 어떻게 불멸의 형식이 될 수 있을까? 돌이킬 때마다 무의미의 재로 내려앉고야 마는 그것이 어떻게 영원의 표상이 될 수 있을까? 김승강은 ‘단 한 번’에 악센트를 찍는다. 일상은 숱하게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단 한 번 살아감으로써 우리의 삶은 환원도 대체도 불가능한 어떤 것이 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소멸해야 하며 온몸으로 무의미해야 한다. 바로 그때에만 무한 너머로 사라졌던 일상이 다른 쪽에서 신비하게 재도입된다. 우주의 끝을 보는 자가 자신의 뒤통수를 보듯이. 눈 밝은 독자들은 눈치챘겠지만, 김승강은 지금 자신의 뒷모습을 스케치하고 있다.
2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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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화는 돌연변이에서 비롯된다. 수많은 실패를 딛고서 성공한 돌연변이는 새로운 시대에 창궐한다. 조연호는 한국시의 돌연변이다. 두 번째 시집 이후로 그는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갔다. 신화적인 가계를 작성하고, 지상을 촘촘히 새겨 넣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완성하더니, 이번에는 천상을 게워낸 지상에 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의 시에는 형이상(形而上)과 형이하(形而下)가, 문법과 비문법이, 고백과 발견과 예언과 권태와 찰나가, 그리고 우리가 알아왔던 모든 희로애락이 들어 있다. 이에 비견할 수 있는 문학적 형상물은 박상륭의 전 저작과 보르헤스의 알렙, 둘뿐이다. 우리 시의 진화를 이야기할 때 조연호를 빼놓을 수는 없게 되었다. 그것은 불가역적이다. 그의 출현 이후로 한국의 현대시는 조연호 이전과 조연호 이후로 나뉘었다. 다시는 그것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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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맥 오려붙이기. 사연 가로지르기. 어르다가 추어주기. 인용하다가 뒤집기. 맹장염처럼 소망하기. 간절히 새침떼기. 등에 대고 고백하기. 넘어진 김에 오체투지하기. 물속에서 춤추기. 이십년 하루 동안 고독하기. 아스팔트에서 파종하기. 지하철에서 중계방송하기. 깨문 혀로 달려가기. 새를 심고 나무를 날려보내기. 사춘(思春)의 언덕을 넘어온 몸이 무거운 소녀들을 바라보기. 후진하며 엘리제를 위하기. 진지를 점령한 후에 백기를 꽂기. 그렇게 여러 개의 삶을 살기. 이 모든 걸 자유롭게. 그것도 파격이 아니라 정격으로. 왜 이런 시인이 이제야 출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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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기 시인의 시를 읽고 나면 마음속에서 가만히 “이슬의 눈”이 떠집니다. 그 눈 덕택에 어떤 때에는 마음의 결이 보이고 어떤 때에는 사물의 결이 보였습니다. 그 힘으로 저도 간신히 몇 편의 시를 쓰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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